결전의 날인 1942년 6월 4일, 미드웨이에 접근하고 있던 제1항공함대에서는 새벽 2시 45분부터 미드웨이 공격대의 발진준비를 시작했다.
15분 후인 오전 3시, 미드웨이에서도 전원이 기상하여 목전에 임박한 전투에 대비했다.
진주만에서도 그날 밤에 편안하게 잠을 잔 장교는 거의 없었다.
니미츠 제독은 사령관실에 딸린 부속실의 침대에 누워서 밤새 깜박깜박 선잠을 잤다.
오전 4시, 미드웨이의 카탈리나 기들과 와일드캣들이 각자 정찰과 CAP 임무를 위하여 이스턴 섬의 활주로를 떠났다.
오전 4시 30분, 36대의 제로기, 36대의 Val 급강하 폭격기, 36대의 Kate 뇌격기 등 총 108대로 구성된 미드웨이 공격대가 일본항공모함의 갑판을 떠났다.
원래 미드웨이 공격대는 진주만 기습의 영웅인 후찌다 미쓰오 중좌가 이끌 예정이었으나 그는 하필이면 출항한 날인 5월 27일 밤에 급성맹장염으로 수술을 받는 바람에 도모나가 죠이찌 대위가 대신 이 공격대를 지휘하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만에 하나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미항모기동부대를 찾기 위하여 정찰기들이 발진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아까기와 카가에서 각각 케이트 뇌격기 1대씩, 중순양함 도네와 치꾸마에서 수상정찰기 각 2대씩, 그리고 전함 하루나에서 소형 수상정찰기 1대등 불과 7대로서 정찰예정지점을 단 한번만 비행하는 일단수색방식이었다.
게다가 도네의 4번 캐터펄트가 고장나는 바람에 정찰기 1대의 발진이 30분이나 늦어졌는데도 나구모 제독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도네급 중순양함 도네. 표준배수량 : 11,200톤, 길이 : 189.1m, 폭 : 19.4m, 최고속력 : 35노트, 항속거리 : 18노트로 14,800km, 승무원 :874명, 무장 : 8인치 주포 연장 4기 8문, 5인치포 8문, 25mm 대공포 연장 6기 12문, 610mm 어뢰발사관 3연장 4기 12발, 장갑 : 최대 100mm, 항공기 :6대)
미드웨이 공격대가 출격한 후 일본제1항공함대에서는 혹시나 나타날지도 모르는 미국항모기동부대의 출현에 대비하여 대함 무장을 갖춘 108대의 함재기들이 무라다 시게하루 소좌의 지휘 하에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오전 5시 30분경, 초계 중이던 카탈리나 정찰기가 미드웨이를 목표로 날아오던 일본 항공기의 대군을 발견했다.
이 카탈리나 기는 미드웨이에 즉각 보고한 후에 들키지 않게 일본기들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오전 5시 55분, Howard Ady 대위의 카탈리나 기가 일본제1항공함대를 발견하고 보고했다.
"항모 2척, 전함 2척을 포함한 다수의 함정으로 편성된 일본함대 발견, 방위 320도, 거리 180마일, 침로 140도, 속력 25노트"
(PBY Catalina. 승무원 : 8명, 길이 : 19.5m, 폭 : 31.7m, 최고속력 : 314km/hr, 항속거리 : 4,030km, 무장 : 7.62mm 기관총 3정, 12.7mm 기관총 2정, 1.8톤의 폭탄이나 폭뢰, 또는 어뢰)
이러한 보고를 들은 미드웨이에서는 즉시 모든 전투기를 발진시켜 일본기를 요격할 준비를 하고 나머지 항공기들은 모두 일본함대를 공격하러 가도록 명령했다.
오전 6시, 미드웨이의 레이더도 접근하는 일본군 항공기들의 대편대를 포착했다.
일본제1항공함대가 발견되었을 당시 제16기동부대와 제17기동부대는 미드웨이의 동북쪽, 일본항모들로부터 약 320km 떨어진 해상에 있었다.
전술적 지휘권을 쥔 플레처 소장은 최소한 4척 이상으로 예상되는 일본항공모함 중에 2척밖에 위치가 확인되지 않아서 불안했다.
그는 고민 끝에 제16기동함대로 하여금 전 항공력을 집중하여 발견된 2대의 적 항공모함을 공격하도록 하고 요크타운은 나머지 적 항공모함들이 발견될 때를 대비하여 예비대 역할을 하기로 했다.
오전 6시 7분 그는 스프루언스 소장에게
"남서쪽으로 진행하여 적 항공모함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즉시 공격하라."
는 명령을 내렸다.
스프루언스 소장은 참모들과 상의하여 최대속력으로 적의 항공모함군에 접근한 후 오전 7시 경에 약 250km 거리에서 공격대를 발진시키기로 결정했다.
오전 6시 15분, 일본의 미드웨이 공격대가 미드웨이 상공에 도달했다.
뒤따르던 카탈리나 기가 일본편대의 상공에 조명탄을 투하하여 일본기 편대의 위치와 구성을 폭로시켰다.
이를 신호로 하듯 제221해병전투비행대장인 Floyd B. "Red" Parks 해병소령이 이끄는 20대의 F2A Buffalo 전투기와 7대의 F4F Wildcat 전투기들이 고공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기습적으로 일본공격대를 덮쳤다.
(버팔로 전투기. 승무원 : 1명, 길이 : 8m, 폭 : 10.7m, 최고속력 : 516km/hr, 항속거리 : 2,700km, 무장 : 12.7mm 기관총 4정, 기수에 2정, 날개에 2정, 45kg 짜리 폭탄 2발)
그러나 사실 그 순간은 돌격명령을 내리기에는 다소 빠른 타이밍으로 그 결과 미국 전투기대는 폭격기와 뇌격기로 구성된 일본의 공격기 군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가해보기도 전에 호위를 맡은 제로기들과의 본격적인 공중전에 말려들어 버렸다.
초반의 기습효과로 2대의 제로기를 격추하는데 성공했으나 곧 제로기들이 전열을 가다듬어 반격을 가해오자 숫자, 항공기 성능, 조종사의 기량 등 모든 면에서 상대가 안되는 미국의 전투기대는 불과 몇 분만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어 파크스 소령을 포함한 17대가 격추되고 10대가 겨우 살아남았으나 그중 8대는 다시는 비행이 불가능할 만큼 심하게 손상을 입었다.
방어에 나섰던 미국의 전투기들을 간단히 쓸어버린 일본의 공격대는 곧 폭격을 시작하여 연료탱크, 병원, 창고, 그리고 수상비행기 운용시설 등에 폭탄을 명중시켰으며 미군에게 전사 24명, 부상 18명의 피해를 입혔다.
방어 전투기 부대를 쓸어버린 제로기들도 가세하여 지상에 기총소사를 가했다.
그러나 미드웨이의 대공포화도 이에 굴하지않고 맹렬한 반격을 가하여 13대의 일본기들을 격추했다.
폭격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하여 마지막까지 미드웨이 상공에 남아있던 공격대장 도모나가 대위는 특히 활주로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오전 7시 5분,
'제2차 공격의 필요 있음'
이라고 타전했다.
7시 10분, 미드웨이를 떠난 공격대 중 첫 번째로 Langdon Kellogg Fieberling 대위 지휘 하의 TBF Avenger 뇌격기 6대가 일본제1항공함대를 공격했다.
원래 호넷의 제8뇌격비행대 소속이지만 따로 미드웨이에 파견나와 있던 아벤저 뇌격기들은 전투기의 호위도 없이 용감하게 돌진해 왔다.
TBD Devastater 의 뒤를 이어 새로 개발된 신예 뇌격기인 아벤저가 실전에 참가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벤저의 실전 데뷔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로 끝났다.
제로기와 일본함정의 대공포화로 인하여 지휘관인 피벌링 대위 탑승기를 비롯한 5대가 순식간에 격추되었고, 마지막 1대가 살아남아 가까스로 어뢰를 발사하는데 성공했으나 빗나갔다.
이 마지막 아벤저는 제로기의 기관총에 맞아 조종타가 다 부서지고, 후방사수는 전사했으며 조종사와 항법사는 부상을 입은 상태로 겨우 귀환했다.
(아벤저 뇌격기. 승무원 : 3명, 길이 : 12.5m, 폭 : 16.5m, 최고속력 : 444km/hr, 항속거리 : 1,610km, 무장 : 12.7mm 기관총 3정, 2정은 날개, 1정은 후방사수석, 7.62mm 기관총 1정, 동체 하부, 900kg 상당의 폭탄 또는 마크13 항공어뢰 1발)
잠시 후 어뢰를 장비한 4대의 B-26 Marauder 기가 공격해 왔다.
전에 한번도 어뢰를 발사해 본 적이 없던 이들의 어뢰공격은 당연히 실패로 끝났으나 아까기의 갑판에 기총소사를 퍼부어 승조원 2명을 전사하도록 만들었다.
이들은 2대가 격추되고 2대가 살아 돌아갔다.
쌍발폭격기같은 경우 연합군 측이 속력이나 방어력 등 성능 면에서 일본측을 압도하고 있었다.
(B-26 머로더. 승무원 : 7명, 길이 : 17.8m, 폭 : 21.7m, 최고속력 : 460km/hr, 항속거리 : 4,590km, 무장 : 12.7mm 기관총 12정, 폭탄 1.8톤)
7시 15분, 도모나가 대위의 무전을 받은 데다가 비록 실패는 했지만 용감하게 육박해오는 미드웨이 항공대의 공격을 지켜본 나구모 중장은 새벽에 발진한 정찰기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으므로 미드웨이 근해에는 미국항공모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는 미드웨이에 제2차 공격을 가하기로 결정하고 대함공격을 위하여 어뢰와 지연신관을 장착한 철갑탄으로 무장한 채 대기하고 있던 함재기들에게 접촉신관을 장비하고 상대적으로 작약량이 많은 육상공격용 폭탄으로 바꾸어 달도록 명령을 내렸다.
곧 제1항공함대의 항공모함들은 무장을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7시 28분, 캐터펄트 고장으로 사출이 30분 정도 지연되었던 도네의 수상정찰기로부터
'10척, 아마도 적으로 추정됨, 미드웨이 북방 380km, 남동쪽으로 고속항진 중'
이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플레처 제독이 지휘하던 제17기동부대가 발견된 것이었다.
나구모 중장과 참모들은 이 보고를 접하고 크게 놀랐으나 이 보고에서 적의 함대에 항공모함이 있다는 보고가 없었으므로 현재 진행 중인 무장전환 작업을 중단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15분 이상 주저하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7시 45분, 나구모 중장은 제1항공전대(아까기, 카가)에게 일단 무장전환 작업을 중단하고 다음 명령을 기다리라는 지시를 내리고 도네의 정찰기에게 적의 함종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제2항공전대(소류, 히류)에는 특별한 명령을 내리지 않았으므로 이곳에서는 무장전환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7시 55분, 정찰기로부터 추가보고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제1항공함대에 Lofton Russell Henderson 해병소령이 지휘하는 제241해병정찰폭격비행대(VMSB-241) 소속의 돈틀레스기 16대가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 돈틀레스들을 몰던 조종사들은 대부분 비행학교를 막 졸업한 새내기들로서 사실상 이들은 목표를 향하여 거의 직각으로 내려꽂히는 급강하폭격기술조차 익히지 못한 상태였다.
할 수 없이 헨더슨 소령은 부하들에게 적함에 45도에서 60도 정도의 각도로 돌입하면서 폭격을 가하도록 출격하기 전에 명령해 둔 상태였다.
사실 이 각도는 명중률도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대공포화의 밥이 되기 딱 좋은 각도였으나 다른 방법이 없었다.
참고로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의 가미까제 조종사들도 처음에는 미국함정의 대공포화를 피하기 위하여 목표 상공에서 직각으로 내려꽂히도록 교육했으나 전부 다 신참조종사들이라 직각으로 내려꽂히면서 기체를 제대로 조종하기가 불가능했으므로 나중에는 대공포화에 당할 것을 각오하고 45도 각도로 돌입하도록 교육했다.
실제로 가미까제 공격대의 기록필름들을 보면 대부분 45도 정도의 각도로 비스듬하게 돌입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헨더슨 소령의 돈틀레스 기들도 벌떼같이 달려드는 제로기들과 대공포화에 의하여 격추되기 시작했다.
헨더슨 소령 탑승기를 포함한 6대가 폭탄을 투하해 보지도 못하고 격추되었다.
헨더슨 소령은 대공포화에 피탄되자 항모 카가를 향하여 돌진했으나 갑자기 조종성을 상실하여 카가를 빗나가 해상에 추락했다.
참으로 장렬한 최후였다.
미해병대는 미드웨이 해전에서 보여준 헨더슨 소령의 용기를 기려서 2달 후 그들이 점령한 과달카날 섬의 비행장에 헨더슨 비행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지휘관을 잃은 돈틀레스 기들은 굴하지 않고 계속 공격을 감행하여 10대가 폭탄을 투하했고 그중 3대는 히류에 상당히 위협적일 정도로 접근하여 폭탄을 투하하는데 성공했으나 히류의 재빠른 회피동작으로 지근탄 1발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들의 공격은 일본항공모함들에게 상당한 위협을 주어 이들이 접근할 때마다 항공모함들은 급격한 회피기동을 해야만 했고 그때마다 항공모함 내에서의 작업은 중단되어야만 했다.
폭격을 마친 돈틀레스 기들은 탈출하면서 2대가 더 격추되었지만, 달려드는 제로기들에게 반격을 가하여 1대를 격추했다.
출격한 16대 중에서 8대가 살아 돌아왔는데 그중 6대는 다시는 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손상을 입고 있었다.
확실히 돈틀레스는 방어력이 강한 편이었다.
헨더슨 비행대의 공격이 거의 끝나가던 8시 9분, 도네의 정찰기로부터 추가보고가 들어왔는데 항공모함은 없고 순양함과 구축함이 각각 5척이라는 보고였다.
이 전문을 읽은 나구모 중장은 적함 중에 항공모함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안도했고, 헨더슨 비행대의 공격을 받으면서 미드웨이의 항공력이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던 터라 미드웨이에 대한 재공격을 결심하고 즉시 중단되었던 제1항공전대의 무장전환 작업을 재개하도록 명령했다.
그때 제1항공함대에 또다시 공습경보가 울렸다.
미드웨이를 떠난 15대의 B-17 이 6,000m 상공에서 일본함대를 향하여 폭격을 실시한 것이었다.
하지만 함선공격 훈련을 받은 적도 없는 폭격기 조종사들이 고공에서 폭탄을 투하하여 해상에서 재빠르게 기동하는 함정들을 명중시킨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이들은 아무런 희생도 치르지 않았지만 전과 또한 없어서 이들이 투하한 68톤에 이르는 폭탄 중에서 오직 지근탄 1발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B-17 폭격기. 승무원 : 10명, 길이 : 22.7m, 폭 : 31.6m, 최고속력 : 462km/hr, 항속거리 : 2.7톤의 폭탄을 적재하고 3,220km, 무장 : 12.7mm 기관총 13정, 폭탄적재량 : 3.6톤)
몇 분 후 미드웨이를 떠난 구형 SB2U Vindicator 급강하 폭격기 11대가 미드웨이 항공대 중에서 마지막으로 공격해왔다.
그들은 처음에는 진형 중심에 있던 항공모함을 노렸으나 방어가 너무 강하자 곧 생각을 바꾸어 외곽에 있던 전함 하루나를 공격했다.
이들 역시 아무런 전과를 올리지 못했으나 진형의 중간에 있던 항공모함에까지 돌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빈디케이터들은 떨어지는 성능에도 불구하고 9대가 살아돌아와서 단지 2대의 희생을 내는데 그쳤다.
8시 20분, 미드웨이 항공대의 공격이 끝나자 제로기 1대의 희생으로 적에게 괴멸적인 타격을 주면서 파상적인 공격을 무사히 막아낸 나구모 중장과 참모들은 한숨을 돌렸다.
그때, 도네의 정찰기로부터 청천벽력같은 보고가 들어왔다.
'적은 항모로 보이는 한 척을 동반하고 있다.'
나구모 중장과 참모들은 충격에 휩싸여 잠시동안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
적의 항공모함이 발견된 이상 미드웨이 공격은 차후 문제이며 적 항공모함 격멸이 최우선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잠시 후엔 미드웨이를 폭격하고 돌아온 공격대가 귀환할 시간이었다.
여기서 나구모 중장이 택할 수 있는 방안은 2가지였다.
1.모든 항모의 무장전환을 전면 중단하고 이미 지상공격용으로 무장전환을 마치고 즉각 출격가능한 제2항공전대(소류, 히류) 휘하의 Val 급강하폭격기 36대를 필두로 하여 제1항공함대의 모든 공격기들을 현재 무장 그대로 전투기의 호위없이 적 항공모함을 향하여 최대한 빨리 출격시키는 방안
2.일단 비행갑판 상의 공격기들을 격납고로 내려보내어 미드웨이 공격대를 수용하고, 그동안 공격기들의 지상공격용 무장을 함선공격용 무장으로 다시 전환한 다음에 충분한 전투기의 호위 하에 적 항공모함을 공격하러 보내는 방안
1번을 택할 경우의 문제점은 전투기의 호위없이 적 항공모함을 공격하러 간 공격기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많고 폭탄 또한 육상공격용의 접촉신관이라 적 함선에 큰 피해를 주기 어려웠다.
게다가 공격대를 발진시키는 동안 미드웨이에서 돌아온 공격대는 함대상공에서 대기해야 하는데 연료가 떨어지면 그 중 일부가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2번을 택할 경우 공격이 최소한 1시간 이상 지연되며 그동안 일본항공모함들은 매우 취약한 상태로 적 함재기의 공격에 노출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히류에 승좌하고 있던 제2항공전대 사령관 야마구찌 다몬 소장은 아까기에 전문을 보내어 적 항공모함이 이미 공격대를 발진시켰을지도 모르므로 다소의 희생을 각오하고서라도 제1안을 실시하자고 주장했지만 나구모 중장은 참모들과 상의한 후에 제2안을 실시하기로 운명적인 결정을 내렸다.
즉각 일본항공모함의 비행갑판에서 공격기들이 치워지고 미드웨이 공격대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격납고에서는 반쯤 진행되고 있던 공격기의 지상공격용 무장으로의 전환이 중단되고 다시 함선공격용 무장으로 바꾸는 재환장 작업이 실시되었다.
새벽 2시 45분에 기상하여 6시간 이상을 쉬지않고 미드웨이 공격대 발진에다가 예비대의 무장을 육상공격용 무장으로 바꾸다가 다시 함선공격용 무장으로 바꾸어야 하는 항공모함의 정비병들은 이때쯤엔 거의 녹초가 되었고, 따라서 공격기에서 떼어낸 육상공격용 폭탄들을 일일이 탄약고에 갖다놓지 않고 그냥 격납고에 방치했다.
따라서 일본항공모함들은 격납고 갑판에 폭탄들이 여기저기 마구 널려있는 대단히 위험한 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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