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알로스타 상실

 

개전 이래 제11인도사단의 지휘 아래 있던 크로부대는 사단장 머레이-라이언 소장의 요청에 따라 1941년 12월 13일 0시를 기하여 제3인도군단의 직접 지휘 아래 들어갔다. 동시에 말레이 사령관 아서 퍼시발 중장은 케란탄에 파견된 제4/19하이드라바드 대대를 제외한 아치볼드 파리스 준장의 제12인도보병여단을 제3군단에 배속한 후 철도를 이용하여 이포로 수송했다. 이안 스튜어트 중령의 제2아길서덜랜드하이랜더대대가 13일 오후 4시에 이포에 도착했고 24시간 후에 여단사령부와 제5/2펀자브대대가 도착했다.

크로부대의 철수로 크로가 일본군에게 개방되자 제3군단장 히스 중장은 13일 오후에 제2아길서덜랜드하이랜더대대의 1개 중대에 장갑차 몇 대를 붙여 크로와 도로로 연결된 페락 강 북안의 그릭으로 파견하고 14일 오후 4시에는 대대 주력을 크로 서쪽의 발링에 파견하여 방어태세를 갖추게 했다.

14일에 크로부대는 제12여단 지휘 아래 들어갔다. 여단장 파리스 준장은 14일 밤에 크로부대를 발링을 거쳐 서쪽으로 철수시키고 제5/2펀자브대대는 메르바우 풀라스에 주둔시켰다.

(케다주 전투 상황. History of The second World War, The War Against Japan, Vol.1 The Loss of Singapore. P.201)

 

지트라에서 철수한 제11인도보병사단은 13일 오전 9시에 케다 강 남안에 도착하여 재편성에 들어갔다. 제28여단이 알로스타에, 제6여단이 심팡암팟에 주둔했으며 제15여단은 예비대로서 알로스타 동쪽의 랑가에 주둔했다. 오후 늦게까지 지트라에서 철수한 병력들이 개별적으로 도착하면서 재편성 작업은 혼란을 겪었는데 여기에 말레이 복장을 한 일본군까지 섞여들어 저격을 가함으로써 혼란을 부추겼다.

알로스타 북쪽의 도로교와 철교에 대한 폭파준비는 13일  아침에 끝났다. 사단장 머레이-라이언 소장은 공병대장 존 스티드맨 중령과 함께 강가에 나와 다리를 건너 철수하는 부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일본군의 오토바이 2대가 다리로 접근하자 머레이-라이언 소장은 폭파명령을 내렸다. 다리가 폭파되면서 제2이스트서레이대대의 브렌건캐리어 8대가 강 북안에 버려졌다. 연기가 가라앉자 도로교는 무너졌으나 철교는 상처를 입은 채 서 있었다.

이때 철수 중이던 영국군 장갑열차가 북쪽으로부터 도착했다. 머레이-라이언 소장은 철교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장갑열차를 철교에 진입시키라고 명령했다. 열차에 타고 있던 인원이 모두 내려 철교를 건넌 다음 기관사가 마지막으로 열차를 출발시키고 뛰어내렸다. 철교는 무너지지 않았다. 모두 놀라서 바라보는 가운데 장갑열차는 유유히 철교를 통과하여 남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무도 타지 않은 장갑열차는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타이핑까지 가서야 멈추었다.

 

13일 아침에 다리로 접근했던 오토바이는 일본군 보병제41연대 제1대대의 정찰대였다. 제1대대는 오전11시에 케다 강 북안에 도착하여 철교로 몰려갔다가 영국군의 총격을 받고 물러섰다. 이어서 보병제9여단이 도착하여 부대를 정렬하기 시작했다. 제9여단장 가와무라 사부로 소장은 이때 보병제5사단장 마츠로 다쿠이 중장의 명령에 따라 휘하 부대를 여단주력(가와무라부대)과 4개 부대(제1, 제2, 제3 및 제4제단)로 재편했다.

그동안 일본군의 일부 병력은 철교를 탈취하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13일 오후에 소수의 일본군이 기습적으로 철교를 건너 케다 강 남안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위험한 순간이었으나 다행히 부대 정렬에 정신이 없던 일본군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일본군의 증원이 늦어지는 사이 제2/9구르카소총대대가 반격을 가하여 교두보를 쓸어버리고 일본군을 철교 너머로 쫓아냈다.

 

제11사단장 머레이-라이언 소장은 부하들이 본격적인 전투를 치를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13일은 어떻게 막아내었지만 14일에 일본군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하면 막아낼 자신이 없었다. 제11사단은 13일 밤에 억수같이 퍼붓는 비를 맞으며 알로스타를 떠나 남쪽으로 30km 떨어진 구룬으로 철수했다. 후위를 맡은 제6여단의 제1/8펀자브대대가 구룬에 도착한 것은 14일 정오였다. 

 

영국군이 철수하자 일본군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케다 강을 건너 알로스타를 점령했다. 이로써 북부 말레이에서 가장 큰 비행장을 보유한 알로스타도 일본군 손아귀에 들어갔다.

Posted by 대사(P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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