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존 바실론의 죽음

 

존 바실론 중사(Gunnery Sergeant)는 제5해병사단 제27연대 제1대대 C중대의 선임중사로서 1945년 2월 19일부터 시작된 이오지마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바실론 중사는 제3파로서 최초의 상륙보다 약 20분 정도 늦은 오전 9시 30분 경에 상륙해안의 거의 정중앙인 레드비치2에 상륙했으며, 그가 포함된 제1/27대대는 이오지마의 비행장 중 제1번 비행장 남단을 점령할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오지마 상륙작전 상황도. 화살표는 바실론 중사의 상륙지점, 다이아몬드 모양은 벙커 폭파지점, x 표는 전사지점입니다.)

 

제1/27대대는 바실론 중사가 상륙한 지 약 10분 후인 9시 40분부터 일본군의 강력한 박격포 공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바실론 중사는 기관총 분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소대 규모의 혼성 병력을 이끌면서 사실상 제1/27대대의 전진을 선도했습니다.

당시 해병대는 엄청난 혼란 속에 편제가 흐트려져서 여러 중대 출신들이 한 팀으로 싸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실론 중사만 해도 C중대 소속이지만 그를 따르던 테이텀의 기관총분대는 -드라마에서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사실 C중대가 아니라 B중대 소속이었습니다.

 

소대 규모의 공격대를 이끌고 전진하던 바실론 중사는 비행장 남쪽에서 강력한 일본군 벙커와 마주치게 되고 여기서 그는 교과서적인 벙커공략법을 보여줍니다.

먼저 기관총의 엄호아래 가방폭탄을 총안에 집어넣어 적의 기관총을 침묵시킨 다음 화염방사기가 총안으로 화염을 쏟아붓습니다.

그동안 기관총을 포함한 나머지 병력들은 참호 뒤쪽으로 기동하여 화염을 피해서 빠져나오는 적을 사살하는 것입니다.

 

(기관총의 엄호사격아래)

 

(가방폭탄을 가진 폭파반이 총안에 접근하여)

 

(적의 기관총을 폭파시키고 나면)

 

(화염방사기가 불길을 쏟아넣는 동안)

 

(기관총을 비롯한 나머지 병력들은 벙커의 뒷쪽으로 기동하여)

 

(화염방사기의 불길을 피해 도망쳐 나오는 일본군을)

 

(모조리 사살)

 

이런 식으로 대대의 공격을 앞장서서 이끌던 바실론 중사는 정오가 채 되기 전에 전사하고 맙니다.

드라마에서는 그의 전사를 총상에 의한 것처럼 나타내고 있지만, 바실론 중사 부근에서 함께 싸웠던 기관총 사수 테이텀을 비롯하여 나중에 극작가로 유명해지는 랜스포드 등은 한결같이 바실론 중사가 다른 3-4명의 해병대원과 함께 적의 박격포탄에 의하여 전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미해병대 공식전사에서도 바실론 중사의 사인을 박격포탄에 의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실론 중사의 사체검안서에는 그의 사인이 GSW(Gun Shot Wound), 즉 총상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이는 아마도 하루만에 3,000 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하는 혼란의 와중에서 군의관이 실수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총상으로 사망하는 것처럼 나와서 좀 의외더군요..

 

(존 바실론 중사의 최후)

Posted by 대사(P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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