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일본해군(2)
어뢰는 일본해군이 거둔 뛰어난 공학적 업적이었다.
일본해군은 워싱턴 군축조약으로 주력함의 비율이 제한을 받게 되자 화력을 보충할 방법으로 어뢰에 눈을 돌려 1933년에 수상함용 산소어뢰의 개발에 성공했다.
93식 어뢰라고 불린 직경 610mm(24인치) 짜리 어뢰는 490kg 짜리 탄두를 매달고 49노트로 20,000m, 37노트로는 무려 40,000m 를 항주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멀리서 발사하면 명중율이 떨어졌으므로 1943년에 개발된 3형에서는 탄두를 780kg 으로 늘리는 대신 사정거리를 줄였다.
그래도 49노트로 15,000m, 37노트로 30,000m 를 항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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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식 산소어뢰.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1931년부터 미국의 수상함과 잠수함에 쓰이던 21인치(533mm) 짜리 Mk 14 어뢰는 292kg 의 탄두를 달고 46노트로 4,100m, 31노트로 8,200m 를 달릴 수 있었다.
미군어뢰에 사용된 토펙스 폭약이 일본폭약보다 60% 정도 강력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93식 어뢰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93식 어뢰는 접촉신관을 사용했으며 일선에서 신관의 감도를 조절할 수 있었는데 불발을 없애기 위하여 지나치게 민감하게 조절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산소어뢰가 명중하기 전에 함정이 만드는 물결에 부딪혀 폭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은 2년 후인 1935년에는 잠수함용 산소어뢰를 개발했다.
95식으로 불린 잠수함용 어뢰는 직경이 21인치(533mm)였으며 400kg 짜리 탄두를 달고 50노트로 9,000m, 46노트로 12,000m 를 항주할 수 있었다.
91식 어뢰라고 불린 직경 450mm 짜리 항공어뢰는 산소어뢰는 아니었으며 205kg 짜리 탄두를 장착하여 토펙스 262kg 을 장착한 미국의 22.4인치(569mm)짜리 Mk13 항공어뢰보다 위력이 약하고 사정거리가 짧은 대신 더 빨랐다.
하지만 91식 어뢰의 가장 큰 장점은 투하 조건으로 460 km/hr 이상의 속력으로 날면서 300m 높이에서 투하할 수 있었다.
반면 Mk13 어뢰는 200km/hr 의 속력으로 15m 높이에서 투하해야 했는데 미드웨이 해전에서 증명되듯 준비를 갖춘 적에게 이런 속도와 고도로 다가간다는 건 자살행위였다.
이후 미해군은 Mk13 어뢰의 투하조건을 완화시키는데 힘을 기울여 종전에 즈음해서는 760km/hr 의 속력으로 730m 높이에서 투하할 수 있었다.
어뢰 이외에 일본해군이 가진 뛰어난 장비로는 조명탄과 쌍안경이 있었다.
일본군의 조명탄은 미군 것보다 밝고 신뢰성이 좋았으며 쌍안경 또한 미군 것보다 뛰어났는데 특히 야간에 그러했다.
그리하여 미해군 장교들과 수병들은 일본군 포로를 잡으면 쌍안경을 뺏으려고 혈안이 되었다.
일본해군장교들은 항해술이 뛰어났다.
따라서 솔로몬 제도와 필리핀 근해의 복잡한 해역에서 대규모 함대가 야간에 고속으로 기동하면서도 좌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일본해군은 인력충원에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로 1932년 당시 일본해군은 전함 6척과 순양전함 4척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해군 병력은 83,822명으로 전함 15척을 보유한 미해군보다 불과 1,000 명 정도 적었다.
미국 중순양함에 평균 517명이 탄것에 비하여 일본 중순양함의 승조원은 평균 692명이었다.
당시 양국이 일선에 투입하고 있던 구축함은 공히 72척이었는데 미국 구축함 승조원이 합계 7,773명인 반면 일본 구축함 승조원은 9,547명이었다.
일본 함정 승조원들의 체력 조건은 까다로웠고 함정 생활은 미해군이나 영국해군보다 힘들었다.
평화시 일본해군의 장교 충원은 미국의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에 해당하는 히로시마 만의 에타지마 병학교에서 담당했다.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일본해군도 미해군과 마찬가지로 장교 충원에 어려움을 겪었고 장교의 질적 저하가 심각했다.
그래도 일본해군의 경우는 육군보다는 사정이 나았다고 한다.
일본해군의 훈련은 철저하고 실전적이었다.
훈련은 대부분 먼바다에서 실시되었으며 악천후와 관계없이 실전과 비슷한 환경 아래에서 진행되었다.
이런 훈련을 1달 이상 실시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함정이 바다에 나가있는 동안에는 토요일과 일요일도 없는 고된 일과가 지속되었다.
혹독하고 실전에 가까운 훈련의 효과는 태평양 전쟁의 초기에 극명하게 드러났다.
훈련 도중 사상자가 발생해도 언론에 의하여 보도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반면 미해군은 평화시에는 가급적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좋은 날씨를 가려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도중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예상되는 언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하여 해군 당국은 훈련 내용이 실전과 동떨어지더라도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일본해군의 맹렬한 훈련은 매년 4월이 되면 일단락되고 이후 6월까지 2달간 연합함대는 휴식을 취하면서 중국 해안을 따라 짧은 항해를 다녔다.
이후 후반기 들어서면 다시 전대 및 함종별로 훈련을 시작하여 함대 훈련으로 이어졌으며 연말에는 연합함대가 모두 모여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
일본의 함대 세력은 중국 작전을 책임진 지나방면함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연합함대 소속이었다.
진주만 기습 당시 연합함대는 9개의 함대와 지상발진항공기 세력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그 상세는 아래와 같다.
* 연합함대 직속(사령관 : 야마모토 이소로쿠 대장) - 본토근해의 방위를 담당
기함 : 나가토, 기지 : 하시라지마
제 1전대 : 전함 나가토(長門), 무츠(陸奧)
제 24전대 : 특설순양함 호코쿠마루(報國丸), 아이코쿠마루(愛國丸), 세이토마루(淸燈丸)
제 11 항공전대 : 수상기모함 미즈호(瑞穗), 치토세(千歲)
수상기모함 : 치요다(千代田)
구축함 : 야카제(矢風)
표적함 : 셋츠(攝津)
공작함 : 아카시(明石)
* 제 1함대 (사령관 : 다카스 시로 중장) - 전함주축의 본토방어 주력함대
기함 : 이세, 기지 : 하시라지마
제 2전대 : 전함 이세(伊勢), 휴가(日向), 후소(扶桑), 야마시로(山城)
제 3전대 : 전함 콘고(金剛), 하루나(捧名), 키리시마(霧島), 히에이(比叡)
제 6전대 : 중순양함 아오바(靑葉), 키누가사(衣笠), 후루타카(古應), 카고(加古)
제 9전대 : 경순양함 키타카미(北上), 오오이(大井)
제 3 항공전대 : 항공모함 호쇼(鳳翔), 즈이호(瑞鳳), 구축함 미카즈키(三日月), 유우카제(夕風)
제 1 수뢰전대 : 경순양함 아부쿠마(阿武猥)
I
제 6 구축대 : 구축함 이가즈치(雷), 이나즈마(電), 히비키(響), 아카즈키(曉)
제 17 구축대 : 구축함 우라카제(浦風), 이소카제(磯風), 야카제(谷風), 하마카제(浜風)
제 21 구축대 : 구축함 하츠하루(初春), 네노히(子日), 하츠시모(初霜), 와카바(若葉)
제 27 구축대 : 구축함 아리아케(有明), 유구레(夕暮), 시라츠유(白露), 시구레(時雨)
제 3 수뢰전대 : 경순양함 센다이(川內)
I
제 11 구축대 : 구축함 후부키(吹雪), 시라유키(白雪), 하츠유키(初雪)
제 12 구축대 : 구축함 무라쿠모(叢雲), 시노노메(東雲), 시라쿠모(白雲)
제 19 구축대 : 구축함 이소나미(磯波), 우라나미(浦波), 시키나미(敷波), 아야나미(綾波)
제 20 구축대 : 구축함 아마키리(天霧), 아사키리(朝霧), 유키리(夕霧), 사기리(狹霧)
* 제 2함대 (사령관 : 곤도 노부타게 중장) - 중순양함 주체의 남방전술함대
기함 : 다카오, 기지 : 하이난
제 4전대 : 중순양함 다카오(高雄), 아타고(愛宕), 쵸카이(鳥海), 마야(摩耶)
제 5전대 : 중순양함 나치(那智), 하구로(羽黑), 묘고(妙高)
제 7전대 : 중순양함 모가미(最上), 쿠마노(熊野), 스즈야(鈴谷), 미쿠마(三猥)
제 8전대 : 중순양함 도네(利根), 치쿠마(筑摩)
제 2 수뢰전대 : 경순양함 진쯔(神通)
I
제 8 구축대 : 구축함 아사시오(朝潮), 미치시오(滿潮), 오오시오(大潮), 아라시오(荒潮)
제 15 구축대 : 구축함 쿠로시오(黑潮), 오야시오(親潮), 하야시오(早潮), 나츠시오(夏潮)
제 16 구축대 : 구축함 하츠카제(初風), 유키카제(雪風), 아마츠카제(天津風), 도키즈카제(時津風)
제 18 구축대 : 구축함 카스미(霞), 아라레(霰), 카게로(陽炎), 시라누이(不知火)
제 4 수뢰전대 : 경순양함 나가(那珂)
I
제 2 구축대 : 구축함 무라사메(村雨), 유다치(夕立), 하루사메(春雨), 사미다레(五月雨)
제 4 구축대 : 구축함 아라시(嵐), 하기카제(萩風), 노와키(野分), 마이카제(舞風)
제 9 구축대 : 구축함 아사쿠모(朝雲), 야마쿠모(山雲), 나츠쿠모(夏雲), 미네쿠모(峯雲)
제 24 구축대 : 구축함 우미카제(海風), 야마카제(山風), 카와카제(江風), 스즈카제(凉風)
* 제 3함대 (사령관 : 다카하시 이보우 중장) - 필리핀 공략지원함대
기함 : 아시가라, 기지 : 타이완
제 16전대 : 중순양함 아시가라(足柄), 경순양함 나가라(長良), 쿠마(球磨)
제 17전대 : 부설함 이츠쿠시마(嚴島), 야에야마(八重山), 설비함 신쿠마루(辰宮丸)
제 5 수뢰전대 : 경순양함 나토리(名取)
I
제 5 구축대 : 구축함 아사카제(朝風), 하루카제(春風), 마쓰카제(松風), 하타카제(旗風)
제 22 구축대 : 구축함 사츠키(皐月), 미나즈키(水無月), 후미즈키(文月), 나가즈키(長月)
제 6 잠수전대 : 잠수모함 쵸게이(長鯨)
I
제 9 잠수대 : 잠수함 伊 123, 伊 124
제 13 잠수대 : 잠수함 伊 121, 伊 122
제 1 근거지대 : 부설함 시라타카(白應), 아오타카(蒼應), 소해정, 구잠정, 수뢰정 일부.
* 제 4 함대 (사령관 : 이노우에 시게요시 중장) - 남양군도 방위함대
기함 : 연습순양함 가시마(鹿島), 기지 : 트럭
제 18전대 : 경순양함 텐류(天龍), 타츠다(龍田)
제 19전대 : 부설함 오키노시마(沖島), 해방함 도키와(常磐), 쓰가루(津輕)
제 6 수뢰전대 : 경순양함 유바리(夕張)
I
제 29 구축대 : 구축함 오이테(追風), 하야테(疾風), 아사나기(朝凪), 유나기(夕凪)
제 30 구축대 : 구축함 무츠키(睦月), 키사라기(如月), 야요이(彌生), 모치즈키(望月)
제 7 수뢰전대 : 잠수모함 진게이(迅鯨)
I
제 26 잠수대 : 잠수함 呂 60, 61, 62
제 27 잠수대 : 잠수함 呂 65, 66, 67
제 33 잠수대 : 잠수함 呂 63, 64, 68
항공기 : 96식 함상전투기 36대, 육상공격기 38대, 비행정 24대, 수상기 54대
* 제 5함대 (사령관 : 호소가야 보시로 중장) - 북방열도 방위함대
기함 : 다마, 기지 : 마이즈루
제 21전대 : 경순양함 타마(多摩), 키소(木曾)
제 22전대 : 특설순양함 쿠리타마루(粟田丸), 아사카마루(淺香丸)
제 7 근거지대 : 소해정, 구잠정 일부.
* 제 6함대 (사령관 : 시미즈 미츠미 중장) - 하와이방면 잠수함대
기함 : 연습순양함 카토리(香取), 기지 : 콰절린
제 1 잠수전대 : 특설잠수모함 야스쿠니마루(靖國丸), 잠수함 伊 9
I
제 1잠수대 : 잠수함 伊 15, 16, 17
제 2잠수대 : 잠수함 伊 18, 19, 20
제 3잠수대 : 잠수함 伊 24, 25, 26
제 2 잠수전대 : 특설잠수모함 산토스마루(さんとす丸), 잠수함 伊 7, 伊 10
I
제 7잠수대 : 伊 1, 2, 3
제 8잠수대 : 伊 4, 5, 6
제 3 잠수전대 : 특설잠수모함 다이게(大鯨), 잠수함 伊 8
I
제 11잠수대 : 잠수함 伊 74, 75
제 12잠수대 : 잠수함 伊 68, 69, 70
제 20잠수대 : 잠수함 伊 71, 72, 73
* 제 1 항공함대 (사령관 : 나구모 주이치 중장) - 북태평양 공략을 담당한 항모기동부대
기함 : 아카기, 기지 : 구레
제 1 항공전대 : 항공모함 아카기(赤城), 카가(加賀)
I
제 7 구축대 : 구축함 아케보노(曙), 우시오(潮), 사자나미(漣)
제 2 항공전대 : 항공모함 소류(蒼龍), 히류(飛龍)
I
제 23 구축대 : 구축함 키쿠즈키(菊月), 유즈키(夕月), 우즈키(卯月)
제 4 항공전대 : 항공모함 류조(龍駿), 다이요(大應)
I
제 3 구축대 : 구축함 시오카제(汐風), 호카제(帆風)
제 5 항공전대 : 항공모함 쇼가쿠(翔鶴), 즈이가쿠(瑞鶴)
I
부속 구축함 : 오보로(朧), 아키쿠모(秋雲)
함재기
정규항모 6척 : 제로기 108대, 99식 함상폭격기 129대, 97식 함상공격기 144대
경항모 2척 : 96식 함상전투기 24대, 97식 함상공격기 24대
* 남파함대 (사령관 : 오자와 지사부로 중장) -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남방함대. 말레이 작전을 지원.
기함 : 가시이, 기지 : 요코스카
경순양함 : 가시이(香椎), 해방함 시무슈(占守)
제 9 근거지대 : 소해정, 구잠정 일부.
제 4 잠수전대 : 경순양함 키누(鬼怒)
I
제 18잠수대 : 잠수함 伊 53, 54, 55
제 19잠수대 : 잠수함 伊 56, 57, 58
제 21잠수대 : 잠수함 呂 33, 34
제 5 잠수전대 : 경순양함 유라(由良)
I
제 28잠수대 : 伊 59, 60
제 29잠수대 : 伊 62, 64
제 30잠수대 : 伊 65, 66
지상발진 항공기 세력
제 11 항공함대 (사령관 : 츠카하라 니시조 중장) - 타이완
구축함 : 미네카제(峯風), 오키노카제(沖風)
제 21 항공전대
제 23 항공전대
항공기 : 제로기 90대, 96식 함상전투기 33대, 육상공격기 122대, 수송기 25대, 98식 육상정찰기 12대, 비행정 24대, 수상기 38대
제22항공전대 - 인도차이나
항공기 : 제로기 25대, 96식 함상전투기 12대, 육상공격기 99대, 98식 육상정찰기 6대, 수상기 31대
북태평양 : 전투기 27대, 공격기 20대, 수상기 8대
일본본토 : 전투기 약 100대, 폭격기 및 공격기 약 70대, 훈련기 약 450대, 기타 약 60대
예비기 : 전투기 약 70대, 폭격기 및 공격기 약 50대, 연습기 약 60대, 기타 약 40대
제11및 제12 수상기모함 전대 : 수상기모함 8척, 수상기 약 70대
전함 및 순양함의 수상기 : 약 90대
(출처 : http://blog.naver.com/mirejet?Redirect=Log&logNo=110072963049&from=postView , History of U.S. Naval Operations in World War II, Vol. III: The Rising Sun in the Pacific, 1931--April 1942, Japanese naval Force Fighter Units and Their Aces 1932-1945, The Organization and Order of Battle of Militaries in World War 2, Vol.4 - Japan)
전반적으로 보아 일본해군은 막강한 상대였으며 미해군은 1814년에 영국해군과 겨루어 본 이래 이렇게 강력한 해군과 싸워 본 적이 없었다.
일본해군의 약점은 가난한 나라의 해군이라는 점이었다.
어떤 해군도 강력한 산업의 뒷받침없이 오래 버틸 수는 없었으며 일본의 산업 역량은 미국에 비해 치명적으로 허약했다.